이란이 지난 1월 11일 군당국의 실수로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격추시켰다고 이란 국영 TV를 인용해 AP 통신이 전했다. 이란은 “인간의 실수가 있었다”고 덧붙었다.

이번 우크라이나 여객기 추락 사고로 승객 167명과 승무원 9명 등 176명이 숨졌다. 미국과 캐나다 등은 첩보를 입수했다며 이란의 격추를 주장했고 이란 측은 그동안 격추 가능성을 부정해 왔으나 결국 실수라고 인정했다. 

솔레이마니 암살사건 이후로 미국과 이란의 충돌상태는 급반전 되어 이란에 대한 전세계의 비난이 거세질 전망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실수로 여객기를 격추시켰다고 주장했었는데, 이란의 미사일 기술이 북한으로 부터 이전된 것이 아닌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한편 유엔은 이란과의 긴장 고조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지난 1월 8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란 사태의 당사국 지도자들이 "직접적인 대결에서 한 발짝 물러났다는 것을 보여주는 어떠한 발언도 환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엔은 앞서 발표한 성명에서 이라크 내 미군 기지에 대한 이란의 공격이 긴장을 고조시켰다며 모든 관련 당사국들에 최대한 자제할 것을 촉구했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8일 백악관에서 행한 대국민 연설에서 "이란이 미사일을 쏜 뒤에 물러나는 것처럼 보인다"며 "이런 상태는 관련 당사국뿐만 아니라 세계에 좋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은 평화를 끌어안을 준비가 돼 있다면서, 군사력 사용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란 수도 테헤란 외곽에서 지난 1월 8일 추락한 우크라이나 여객기는 실수로 잘못 발사된 이란의 지대공 미사일에 피격됐을 수 있다고, 미국 정부 관리들이 지난 1월 9일 밝혔다.

미국 관리들은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폭발하기 직전 발사된 2개의 지대공 미사일을 미국 인공위성이 탐지했다며, 이란 공군에 의해 우발적으로 격추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여객기는 이라크 내 미군 기지에 대한 이란의 미사일 공격이 있은 지 4시간 뒤에 추락했다.

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추락한 여객기에 기계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누군가 실수를 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지금까지 드러난 증거는 "추락 여객기가 이란의 지대공 미사일에 격추됐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보리슨 존슨 영국 총리도 성명을 통해 "이란의 지대공 미사일에 의해 실수로 격추됐다는 여러 정보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란 항공 고위 관계자는 이란 국영TV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국제선과 국내선 항공편이 영공을 이용하고 있어 여객기가 추락한 지역에서 미사일이 발사된 것은 상상할 수 없다"며 미국과 서방국들의 주장을 일축했다. 이란 정부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여객기 추락 사고를 국제적 기준에 따라 조사하고 있다며 서방국가의 조사관들을 초청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월 7일(현지시간) 트럼프는 기자회견을 통해 솔레이마니의 위급한 공격(Imminent threat)에 대응하고자 그를 사살했으며 사전에 국회에 보고하거나 동의를 구하지 못했다. 다만 어제 이라크 미군기지에 대한 이란의 미사일공격으로 미군사망자는 없다고 발표했다. 마침 이란의 국방장관도 전쟁은 원치 않는다고 했다.

이날 Trump는 직접 상원에 출석하지 않고, CIA 국장, 국방장관, 합참의장 등이 행정부 대표로 출석하여 솔레이마니 암살에 대한 사후보고를 했다. 거기서 중동의 실질적 지도자를 암살한 것은 전쟁도발과 같은 것으로 전세계 미국인들을 위험에 빠트리는 일인데 꼭 그리해야 했던 근거를 대라는 상원의원들의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하지 못했다. 특히 이란이 보복하면 52곳의 문화적 유산에 폭격하겠다는 발언에 대해 국방장관이 나서서 "그런 명령이 있더라도 실제로는 문화유산을 건드리지 않도록 군을 통제하겠다고 "했다.

이란 시아파 강경세력의 태두가 사라짐으로 이란은 군권장악을 놓고 헤게모니 쟁탈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많다. 또한 이란에 의존하던 시아파 국가나 무력단체들도 노선분쟁이 생길 수 있어, 이번 솔레이마니 사망으로 중동의 이슬람세력이 재편될 수도 있다. 이란과 미국의 전쟁이 벌어지지 않는다면 상황은 매우 유동적으로 변할 수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란 쿠즈군(예루살렘군) 총사령관 솔레이마니가 바그다드 국제공항에서 미국의 드론에 의해 암살되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 3일 이란 쿠즈군 총사령관 솔레이마니를 "전쟁을 시작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멈추기 위해" 제거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란의 국가수반 하메네이는 "가혹한 대미 보복" "피의 보복"을 선언했다. 여기에 이라크 레바논 등 시아파 국가 무장세력도 가세하고 있다.

솔레이마니는 쿠즈군(예루살렘군) 총사령관이며, 이란 권력의 실제적 1인자였다. 하메이니에게만 보고하고 대통령 이하 모든 장관에게도 보고하지 않고 자율적으로 행동했다. 이란의 석유판매에서 일정부분을 혁명세금으로 확보한 천문학적인 자금을 가지고 이란뿐만 아니라 이라크 시아민병대, 레바논 헤즈볼라, 가자지구 하마스, 예맨 후티반군, 팔레스타인 이슬람 지하드(PIJ), 아프간 시아민병대, 시리아 시아민병대, 바레인 시아혁명대 등의 중동의 시아파 무장테러단체를 이끌었다. 한마디로 중동 시아파 군대의 수장으로 외교적인 힘까지 발휘하였다. 

특히 이라크 시아파를 리드하여 이라크를 친이란 시아정부로 만들었다. 아울러 솔레이마니는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시아파 테러조직에게는 영웅이었다. 그의 장례식에서 압사한 사람이 현재까지 50여 명이나 된다. 따라서 이들 테러조직들이 보복을 해올 경우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미국대사관이나 미국인들이 매우 불안한 입장한 처하게 되었다. 특히 9.11악몽이 있는 뉴욕시는 테러 가능성에 경계를 강화했다.  

미국의 주요방송들과 신문들은 이러한 미국의 중대위기를 트럼프가 스스로 자초한 것은 자신에 대한 하원의 탄핵소추에 대한 이목을 중동으로 돌린 것이라고 한다. 즉 솔레이마니 암살사건은 트럼프가 탄핵국면을 모면하기 위해 저지른 자기방어술책이라고 연일 뉴스에서 비판하고 있다.

미국의 대통령은 국가비상시 8명의 상하원 대표자 8인(Gang of eight)과 상의하게 되어있으나, 트럼프는 미국 상하원의 사전 동의나 통보 없이 독단적으로 중동의 영웅을 암살했다. 아울러 현재까지 상하원에 암살작전에 대한 사후보고도 없는 상태이다. 이에 대해서 상하의원 민주당 대표들이 미국의 주요 방송에 출연하여 트럼프를 비판하고 있다. 또한 민주당의 대선 후보들도 일제히 성명을 내고 이를 비판하고 있다. 또 미국 전역에서 반전시위도 일어났다.

트럼프는 이란의 보복이 일어나면 이란의 52군데를 폭격하겠다고 선언했다. 신속대응부대 3,500명을 급파하기도 해서 중동에는 전운이 감돌고 있다. 

트럼프가 탄핵국면을 모면하기 위해 한반도에서 전쟁을 일으키지 않고 중동에서 일을 벌린 것은 한국의 입장에서는 매우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트럼프가 탄핵소추되자 미국언론은 트럼프가 한국에서 미군을 철수하거나, 김정은 통해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염려했었다. 이 염려가 중동으로 옮겨간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사설에서 전쟁을 막기위해 의회가 움직여야 한다며, 특히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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