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연합운동의 개혁"을 기치로 새로 탄생하다.

지난 12월 5일 한국교회총연합(이하, 한교총)이 새로 탄생했다. 이날 제1회 정기총회에서 한교총은 4인 공동대표회장으로 예장합동 전계헌 총회장, 예장통합 최기학 총회장, 기감 전명구 감독회장, 기하성(여의도) 이영훈 총회장을 추대했다.

한 상임회장에는 유충국(예장대신 총회장)ㆍ정서영(예장합동개혁 총회장)ㆍ안희묵(기침 총회장)ㆍ신상범(기성 총회장)ㆍ김상석(예장고신 총회장)ㆍ정동균(기하성 서대문 총회장) 목사 등이다.  

실무진으로는 비상임 총무에 변창배(예장통합 사무총장)와 이경욱(예장대신 총무)가 선임되었고 협동총무에는 최우식 목사(예장합동 총무), 박영근 목사, 이재형 목사(예장개혁), 정성엽 목사(예장합신) 등이 맡았다. 그리고 변창배 총무가 한교연 대변인을 겸하기로 했다.

한교총 출범 제1회 총회에는 예장합동 예장통합 예장고신 예장합신 등 주요 장로교단과 기감 기성 예성 등 30개 교단이 참여했다. 또한 한기총 회원인 기침 기하성(여의도)도 참여했다. 그러나 기장ㆍ루터교ㆍ성공회 등은 참여하지 않았다.

한기총, 한교연, NCCK 등 기존의 교회연합단체들과 별도로 주요교단장 중심으로 지난 여름 한기연이 창립된바 있다. 이 한기연에 한교연과 한기총이 통합하는 것을 전제로 12월 5일 총회를 기대했었다. 그래서 기존의 한기총과 한교연, 교단장협의회의 대표들은 수차례 미팅을 갖고 통합을 논의했지만 이해관계가 달라서 결국 또하나의 단체가 탄생한 것이다.

이렇게 된 결정적인 사건은 한교연이 지난 11월 29일 실행위원회와 임시총회에서 명칭을 한기연(한국기독교연합)으로 변경하면서 독자노선을 선언해 버렸다. 결과적으로 "한기연"이란 명칭만 빼앗아 간 꼴이 되었다.

"한기연"이란 명칭을 빼앗겨버린 교단장회의는 지난 12월 5일 일단 한기연 총회로 개회한 후에 정관 상의 명칭을 한국교회총연합으로 개정하여 다시 한교연으로 현수막을 교체하는 우여곡절을 겪으며 탄생하였다. 따라서 한교총은 여러가지 태생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이미 감리교와 예장통합은 NCCK 소속이고, 나머지 교단들도 다른 단체와의 중복가입 상태다. 또 이 교단의 수장들이 교체되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

교단장 연합이니 교회연합이니 기독교연합 단체가 자꾸 생겨나는 것은 기독교의 대표성을가지고 정부와 대면하려는 욕심이 그 탄생배경이다. 청와대라도 초청받아 가려면 한국기독교의 대표적 단체에 속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그 역할을 하던 NCCK나 한기총이 실질적인 대표성이 전혀 없기 때문에 주요교단장들은 늘 불만이었다. 가령 NCCK 총무는 가맹교단의 재정지원으로 겨우 먹고 사는데 감히 주요 교단장을 제치고 한국교회의 대표를 자임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지난 12월 6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초대한 종교인과의 만남에도 한기총 회장 엄기호 목사가 참여하였다. 이미 한교연이 탄생하기 이전에 잡힌 일정이었기 때문에 당국의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앞으로는 이런 자리에 누구가 참석할지 당국도 고민스러울 것이다. 그런데 한기총은 이미 군소교단의 법인사무를 위한 통합기관으로 정부로부터 지정되었기 때문에 사실상 수십개의 군소교단을 거느린 하나의 개미연합 교단이다.

그러나 한기총에 감리교나 예장합동이 빠져있기때문에 교단장들은 명실상부한 주요 교단장 중심의 연합체를 가지고 싶어서 안달이었다. 앞으로 이 단체가 법인형태를 어떻게 만들어갈지 그리고 당장 그 비용들은 어떻게 감당할지 많은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 일단 2018년도 각 교단 총회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할 것이고, 그에 따라 예산도 배정받아야 할 것이다.

정부의 주무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종무국의 입장은 항상 "이긴편이 우리편"이다. 가장 큰 세력에게 대표성을 부여한다. 그리고 각 종교 내부의 문제에는 전혀 개입하디 않는다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종교간의 갈등을 예방하고 조정하는데는 매우 관심이 많다. 각 종교가 정부에 협력하겠다고 경재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나 한종교 안에서 서로 대표성을 놓고 싸우면 그냥 지며보는 입장이었다.

한교총이 새로 출범하였지만 이 단체의 대표가 4인 공동대표 체제라서 청와대 초청이라도 받으면 제비뽑기를 하든지 아니면 순번을 정해놓고 차례로 가야할 형편이다. 엄청난 돈을 들여서 당선된 교단장의 자리가 대부분 1년이 임기라서 일년이 지나면 어떻게 될지 두고 볼 일이다.

예장합동 교단은 직전 총회장 김선규 목사(중앙)와 현 총회장 전계헌 목사(우측 첫번째)가 둘다 참여하였다. (사진출처 기독신문)

<한교총 창립 결의문>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개혁을 위하여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마감하고 새로운 500년을 향해 나아가는 이때 교단 연합체인 <한국교회총연합회> 제1회 총회를 개최하면서 다음과 같이 한국교회연합운동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그동안 교단장들의 친교와 연합을 위하여 2015년 10월 1일에 <한국교회 교단장회의>를 복원한 뒤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개혁을 위하여 2017년 1월 9일 <한국교회총연합회>를 출범하였으며, 이후 연합기관의 통합을 모색하며 2017년 8월 16일 <한국교회연합>과 함께<한국기독교연합> 창립총회를 개최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한국교회 연합운동을 근본적으로 개혁하기 위한 것이다.

1. 한국교회 연합운동은 한국 교회의 역량을 집약하여 교회의 본질적 사명인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변증하고 확장하는 데 헌신하는 운동이 되어야 한다.

2. 한국교회연합운동은 공 교단들이 중심이 되어 연합하는 운동이 되어야 한다. 교단이 연합하여 함께 예배드리고, 친교와 상호이해를 도모하며, 선교와 협력을 기하는 운동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교단장들이 대표성을 갖고 공동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 한국교회의 연합운동은 교단이 공동으로 사회문제에 대처하는 운동이 되어야 한다. 교단은 교회 고유의 업무를 담당하고, 연합단체는 한국교회를 대표하여 대정부, 대사회, 민족통일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할 것이다.

4. 한국교회 연합운동은 한국교회의 다양한 연합단체와 선교단체, 교회 기관들이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도록 서로 돕고 지원하는 운동이 되어야 한다.

5. 한국교회 연합운동은 최근 교계 현안에 대하여 각 교단의 역량을 모아 공동으로 대처하여야 한다. 이는 종교인 과세 시행에 대한 보완 등의 과제와 평창동계올림픽 기독교 봉사단 운영, 동성애와 동성결혼의 문제 등 사회문제에 대한 대응은 물론, 재해지역 복구와 구호지원활동을 공동으로 전개함으로써 국민 속에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

6. 한국교회 연합운동은 한국교회의 위상을 추락시킨 잘못을 답습하지 말아야 한다. 대표의 선출을 둘러싼 과열선거, 특정인의 연합단체 장악을 위한 불합리한 운영, 일부 인사와 실무자의 과도한 주도권 행사, 사이비 이단의 족쇄 등과 같은 문제를 벗어나야 한다.

우리는 “평안의 매는 줄로 성령이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엡4:3)는 말씀에 의지하여 성 삼위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서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이다.

         2017년 12월 5일 
               

한국교회총연합회 제1회 총회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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