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족의 시대』 (저자)미셸 마페졸리, 1988
▶ 인류는 다시 『부족의 시대』로 돌아가고 있다!
▶ 교회는 거룩한 부족 공동체로 변화해야

거룩한  영적 부족 공동체가 교회의 살 길이다.

요즘 예장합동 총회장 소강석 목사는 어디를 가든 디지탈 유목민(遊牧民, Nomad) 시대에 한국교회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거룩한 부족공동체(Holy Tribe Church)가 되어야 한다고 외친다.

포노사피엔스 쌍방소통 스마트 문화는 교단총회마저 온라인 줌으로 치르게 만들었다. 시공간의 제약 없는 쌍방소통문화는 한자리에 앉아서 특정한 가치와 삶의 방식에 매달리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을 바꾸어 가는 창조적인 행위를 지향한다. 이처럼 뉴노마드 신인류시대에 교회도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이 소목사의 입장이다.

소강석 목사는 지난 10월 25일 주일예배에서도 "교회를 강력한 역설적 거룩한 부족공동체(Holy Tribe Church)로 이루자."고 설교했다. 요즘 그가 어디를 가든 화두처럼 던지는 주제가 영적이고 거룩한 부족공동체로서의 교회이다.  

영적 부족공동체는 족장인 목사가 이끈다. 어느 교회든 부족을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으로 이끄는 영혼의 족장이 있어야 한다. 요즘 기업들은 제품을 팔기 전에 2%의 골수 팬덤(충성고객)을 형성시킨다. 이 골수 팬덤이 제품을 설명하고 신뢰감을 조성한다. 이들은 또한 생산적 소비자(프로슈머)이다. 샛별배송 마켓컬리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마켓컬리 인터넷사이트가 바로 골수팬덤 충성고객들이 모이는 곳이다.  

소목사는 지난 24일에 드린 총회장 취임 감사예배가 거룩한 부족공동체 새에덴의 대표적인 생산적 소비라고 했다. 거룩한 부족공동체를 이루려면 족장을 돕는 골수 팬덤 즉 충성고객이 반드시 필요하다. 새에덴 부족공동체의 성도들이 거룩한 생산적 소비자요 소비성도가 되기를 바란다. 

또한 소목사는 지금과 같은 코로나 시대에는 한국교회가 강력한 영적 결속을 이루는 영적 공동체로 변신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특히 온라인 예배는 밋밋한 설교만으로는 안된다는 것이다. 설교자의 복음에 따뜻한 열정이 전해져야 하고, 아울러 성도들에게 꿈과 비전과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조만간 한국교회에도 자유롭게 옮겨 다니는 처치 노마드족(church nomad)이 탄생할 것으로 본다. 이미 비대면 예배로 인해 유투브를 순례하던 그들은 당분간 온라인 세계에서 교회나 설교자를 헌팅하다가 새로운 예배형태나 온라인 교회로 이합집산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소목사가 꼰대보다도 어릿광대 삐에로가 낫다고 주장하는 근거이기도 하다.

“성을 쌓는 자는 반드시 망할 것이며 끊임없이 이동(변화)하는 자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미셸 마페졸리
미셸 마페졸리

1988년에 프랑스에서 초판이 출간된 『부족의 시대』는 마페졸리의 대표작 중 하나이다. 이 책에서 마페졸리는 개인주의 신화에 종언을 고한다. 근대 이전이 공동체 사회였다면 근대는 개인의 시대이며, 이어 등장한 포스트모던 대중사회의 키워드는 ‘부족’이다. 씨족, 혈족 중심의 고대 부족이 아니라 문화, 스포츠, 성(性), 종교 등 다양한 관심사에 따라 불규칙하게 재편되는 소집단들을 통해 새로운 부족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즉 오늘날 대중사회에서 인간은 개인주의를 버리고 소집단들로 뭉치며 다시 부족화하고 있다.

물론 이런 부족은 언론계에도, 학계에도, 법조계에도 존재하며 학연과 지연에 따른 편 가르기 문화로도 나타난다. 또한 ‘일베’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 특정 유명인에 대한 팬덤도 모두 부족화 현상의 단면일 수 있다. 분명 부족주의는 긍정적인 활력뿐 아니라 부정적이고 파괴적인 에너지도 발산한다. 하지만 마페졸리는 다원주의, 수평적 네트워크, 감성적 연대, 촉각적 관계에 기반한 신부족주의에서 파괴하고 생성하는 창조적 힘을 재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가 보기에 신부족주의의 행위자는 근대적 주체, 합리적 성인이 아닌 ‘영원한 아이’이며,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존재가 ‘디오니소스’이다. 이 디오니소스는 삶의 아노미적인 것들, 유희적이고 무질서한 측면을 나타낸다. “지나치게 합리화된 우리 사회, 그렇기에 살균된 사회, 필사적으로 모든 위험을 막아내려는 사회, 바로 그러한 사회 속으로 야만스러운 것이 되돌아온다. 바로 그것이 부족주의의 의미다.”(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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