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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윽한 커피향이 있는 그리심 카페교회

임은묵 기자   기사승인 2019.10.29  09:07:52 | 조회수 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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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는 바리스타 황해남 목사의 생활 현장이자 사역지이다

인천 남동구에 위치한 그리심교회는 전형적인 카페교회이다. 그리심교회의 목회자이자 그리심카페의 바리스타인 황해남 목사는 그윽한 커피향이 풍기는 카페를 모든 이의 쉼터이자 예배처소로 삼고 있다. 커피계의 백종원, 또는 커피의 달인이라 불리는 그는 복음을 전하기 위한 하나의 좋은 도구로 오늘도 커피를 내린다.

그리심교회, 그리심카페

밖에서 바라본 카페의 풍경은 친근하면서도 아름다웠다. 정문을 지나 마당으로 들어서자, 은은하게 풍기는 커피향이 후각을 즐겁게 했다. 커피향과 평안한 분위기는 많은 이가 그리심카페를 정규적으로 찾도록 한 것이리라.

그리심카페 주방: 왼쪽 황해남 목사, 오른쪽 임은묵 목사

밝은 미소로 기자를 맞이한 그는 기자에게 커피와 빵을 제공한 후에 다른 손님들이 주문한 커피를 내리고 서빙을 하느라 인터뷰 중에도 분주하게 움직였다.

커피 내리는 모습

기자: 요즘 카페교회가 많이 세워지고 있는 데요, 10여 년 전부터 카페교회를 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황 목사: 그리심교회를 카페교회로 세우게 된 데는 특별한 이유가 없습니다. 수십 년 목회를 하다가 후배 목사에게 교회를 인계한 후 제주도에서 제자 만드는 작은 교회를 세우려고 했습니다. 그것은 투웰브 처치(Twelve Church)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카페를 겸한 교회로서 제자를 만드는 일에 집중하는 교회입니다. 그런 교회를 통해 2년 동안 제자 훈련을 하고서 파송한 후 또다시 12명을 전도하여 제자 만드는 식으로 사역하려고 했습니다. 예수님께서 하신 방식으로 살고 사역하는 것을 꿈꾸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적합한 부지를 찾으려고 제주 애월읍을 여러 번 탐방하며 물색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레스토랑으로 사용되던 건물이 인천 남동구에 있는 것을 알게 되어 그곳에 들어가서 글 쓰고 가스펠앨범을 제작하자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심카페 정원의 밤 풍경

기자: 그래서 카페교회를 세울 생각을 하신 거군요.

황 목사: 글 쓰고 노래 만드는 일을 주로 하려고 얻은 장소에 많은 사람이 방문하길래 그들에게 커피를 제공했습니다. 그러는 중에 사람들이 더 많이 오는 것을 보고서 아예 카페 간판을 붙인 후 본격적으로 카페를 하게 된 것입니다. 시작의 동기는 그랬지만, 그 후 저는 이것이 이 시대에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시월의 어느 날에 즐긴 따뜻한 커피 한 잔

기자: 카페와 교회를 통합하여 하는 사역의 과정과 열매에 관하여 말씀해주세요.

황 목사: 카페를 하다 보니 제가 목사인 것을 알고 그 장소에서 예배를 드리기를 원한 분들이 계셨습니다. 저는 이미 기존 교회를 후배 목사님에게 인계한 후 나왔기 때문에 교회를 크게 성장시키고 싶은 마음은 크게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직 교회를 정하지 못한 분들과 주일에 예배드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전도할 목적으로 바리스타 교육을 시작했습니다. 그들을 전도하기 위해 한 주에 두 번 교육을 하면서 복음을 증거했습니다. 이 교육이 점점 확장하여 목사들을 교육하기도 했습니다. 그때부터 카페교회라는 개념에 눈을 뜨게 된 것입니다.

적지 않은 단체 손님이 찾아온다

기자: 카페교회가 사역자들의 재정 공급에 도움이 될까요?

황 목사: 제가 전통적인 교회에서 목회했을 때 작은 교회들을 많이 지원했습니다. 그러나 늘 한계를 느꼈습니다. 그런데 카페를 하다 보니 작은 교회들이 자립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회들이 문 닫는 이유는 교인들이 없어서 가 아니라 재정적 어려움 때문이라고 느꼈기에 카페교회가 그들에게 대안이 될 것으로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목사님들에게 바리스타 교육을 하여 그들로 재정 자립을 돕게 되었습니다. 은퇴 후에 아무 일도 하지 않는 목사님들이 각 지역에서 교회를 겸한 카페를 운영하게 하여 사역하도록 했습니다.

저희 카페에서는 주부리더십 강좌, 대학교수 모임, 정치인 모임을 주도하면서 나라를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제 아내는 카페에 스케치 공방을 열어 상시 10-20명을 가르쳐서 얻은 수익과 바자회 수익으로 선교지를 후원하고 교회들을 도왔습니다. 그들과 우리가 함께 선교지와 교회들을 도운 것입니다.

카페 정원

기자: 카페에서 재즈공연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황 목사: 카페를 하다 보니 젊은이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토요일에 카페 내부나 정원에서 재즈공연을 했습니다. 홍대의 뮤지션들이 공연할 때는 자동차가 100여 대 몰려오는 대성황을 이루기도 했습니다. 주일 저녁에는 가스펠 싱어들이 카페에서 찬양사역을 할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해주었습니다. 또한, 지역 단체들이나 교회들이 행사를 할 때 마땅한 장소가 없으면 대관을 해주기도 했습니다.

카페 정원에서의 재즈공연

기자: 카페교회를 하고 싶은 분들에게 어떻게 컨설팅을 해주나요?

황 목사: 처치카페(Church Café)와 카페처치(Café Church)가 있습니다. 처치카페(또는 교회카페)는 기존 교회에 카페를 만들어 교인들에게 교제장소로 제공하거나 외부인들이 쉽게 교회의 문턱을 넘을 수 있도록 한 유형입니다. 즉 이것은 코이노니아가 주목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카페처치(또는 카페교회)는 개척교회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카페교회는 카페가 잘되어야 교회도 잘됩니다. 커피가 맛있고 바리스타 교육이 잘되어야 합니다. 제가 교회의 담임목사로 살았을 때는 설교하고 목회하는 것이 전부였지만, 카페목회를 한 후로는 토털 목회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카페 목회 하나만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저에게 주신 사역을 총망라하여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카페교회는 교회가 카페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황해남이라는 사람이 카페교회와 바리스타 교육과 공연 등을 전부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바리스타 황해남 목사의 공연

기자: 카페교회를 하는 분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나요?

황 목사: 카페교회를 하다 보면 목적을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카페교회의 목적은 하나님의 나라의 확장입니다. 목회자는 하나님의 일꾼으로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하지만 카페 운영이 너무 잘되어 돈 버는 일에 아예 전념해버리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그분들은 카페는 성공할지 모르지만, 사역자로서는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목적은 카페를 통해 사역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는, 카페도 운영하고 공연 준비도 해야 하기에 기도와 말씀을 위한 시간을 잃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바쁜 나머지 토요일 늦은 시간에 설교준비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철저하게 시간관리를 하지 않으면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카페교회 사역은 기존 교회보다 시간을 관리하기가 더 어렵습니다. 그래서 시간을 정해 놓고 하지 않으면 영성관리에 실패하게 됩니다. 영성관리는 시간관리에 있습니다. 제가 만난 카페교회 목회자 중에는 설교준비를 잘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기자: 사모님의 역할도 작지 않은 거 같습니다.

황 목사: 카페교회는 사모의 조력과 합의가 절대로 필요합니다. 카페교회를 하면 사모가 60% 이상을 감당하게 됩니다. 사모의 조력이 없이는 매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카페 내부

기자: 카페교회에 관해 일어나는 논쟁에 대해서는 어떤 의견을 갖고 있나요?

황 목사: 카페교회는 바른 신학과 목회 경험을 가진 분이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목회자가 새로운 시대에 대한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 근방에는 교회가 세 개 있습니다. 그런데 그 교회들은 주중에 거의 문을 닫아 놓습니다. 어느 날, 한 비정규직 청년이 마실 물을 찾아 우리 카페에 왔길래 제가 아이스커피와 아이스워터를 무료로 제공해주었더니 매우 감사하며 교회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처럼 시대의 요구에 대한 바른 인식과 과감한 시도가 필요합니다. 카페교회 목회자는 철저하게 섬기고 인내로서 손님을 대해야 합니다. 목사로 목회하는 것보다 카페 주인으로 일하면서 섬기는 것은 더 어렵습니다. 전국에 카페교회가 1000개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카페교회 설립은 기존 교회 개척보다 속도가 빠릅니다. 그래서 이제는 카페교회가 교회의 본질과 맞느냐 안 맞느냐 하는 논쟁은 더는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머물고 싶은 아늑한 공간들

기자: 앞으로 카페교회를 통해 새롭게 시도하고 싶은 일이 있나요?

황 목사: 유튜브와 책을 통해 카페교회들을 소개할 계획입니다. 책 쓰는 것은 이미 구상해 놓았고, 유튜브에 올릴 동영상을 제작할 팀을 조성한 상태입니다.

임은묵 slem77@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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