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경야도(晝經夜禱)를 위한 기도문 25

 

오 주님, 내 주님, 살아계신 예수님!

이 시간 엎드려 간절히 기도하오니,

약속하신 성령님을 부어주시옵소서!

한량없는 은혜로 임하여주시옵소서!

새벽이슬처럼 스며들게 하시옵소서!

파도처럼 영혼육을 덮어주시옵소서!

창조의 첫 하루가 태동된 것이 밤이었듯 기도도 태어납니다.

제가 부른 영혼의 찬미 역시 각성을 위한 소야곡이었습니다.

바울과 실라 또한 밤중 찬미로 빌립보 감옥을 흔들었습니다.

곡조 있는 기도가 찬송이듯이 기도는 곡조 없는 찬송입니다.

노랫말에 담긴 비화는 곡조 이상으로 기도를 뜨겁게 합니다.

이 밤에 부르는 저의 노래와 토해내는 기도를 들어주옵소서!

 

기억에도 선명한 그날 밤에 주님은 제 영혼을 이끄셨습니다.

하얀 옷자락의 양손이 제 영혼을 드높이 끌어 올리셨습니다.

생명강물에서 유영하는 영물들을 보는데 천국이 빛났습니다.

제게 있는 빛이 작아 다시 지상으로 돌아왔음이 은혜입니다.

광명세계에 이르기 전에 밤은 기도로 정복할 제 과업입니다.

분명 제가 밤중기도에 집착하는 것에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손등의 푸른 혈관들을 보며 시커먼 밤을 기도로 밝혀갑니다.

투명한 영혼의 순전한 기도에도 색깔이 있다면 하얄 겁니다.

제단숯불로 저의 입술을 지져 정결한 기도를 쏟게 하옵소서!

파수꾼으로 제 입술의 문을 지켜 올바로 기도하게 하옵소서!

영혼의 깊은 밤을 지날 때마다 기도의 금향단에 엎드립니다.

지극한 고난을 견디려면 간절한 기도 외에는 길이 없습니다.

 

태아일 때 기도하지 못함이 아쉬워 무덤 속에선 기도하리라!

기도해야 할 때 못하였으니 기도하기 어려울 때 기도하리라!

이런 다짐을 영악한 자의 얄팍한 술수라 치부할지 모르오나,

어리석은 자의 솔직한 고백이오니 외면하지 말아주시옵소서!

누가 뭐라 해도 밤은 기도의 둥지를 튼 제겐 곧 궁전입니다.

한량없으신 주님의 은혜는 밤새워 측량해도 알 길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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