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경야도(晝經夜禱)를 위한 기도문 23

 

오 주님, 내 주님, 살아계신 예수님!

이 시간 엎드려 간절히 기도하오니,

약속하신 성령님을 부어주시옵소서!

한량없는 은혜로 임하여주시옵소서!

새벽이슬처럼 스며들게 하시옵소서!

파도처럼 영혼육을 덮어주시옵소서!

 

첫 부름에 응하여 헌신을 다짐했을 때의 기도는 희미하지만,

한 줄기의 섬광이 하늘을 가르며 세상을 비춤과 같았습니다.

오랜 시간을 거치며 익숙해진 기도는 표범의 반점 같았지요.

매끄럽고 감동이었지만 내용만큼 능력이 따르지 못했습니다.

소위 기도의 영이 없었고 영적 전투경험도 전혀 없었습니다.

솔직히 제 기도는 이론적이고 형식적이며 과시용이었습니다.

 

다행히 비교적 이른 시기에 저는 혹독한 훈련에 임했습니다.

청년의 호기심과 열정으로 웬만한 어려움들을 견뎌냈습니다.

기도를 적신 눈물을 보며 기도에서 영적 희열을 느꼈습니다.

기도가 마냥 좋은 것은 그것이 만능열쇠 같아서가 아닙니다.

기도의 언어를 쏟아내며 제 내면의 실상을 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앞에 아무 가림 없이 선 제 모습이 무척 낯설었지요.

 

기도가 절실할수록 제가 썼던 모든 가면을 벗어야 했습니다.

기도가 진실할수록 전 사신 하나님 앞에 솔직해야 했습니다.

공중 앞의 회개도 부끄럽지 않고 솔직함은 무기가 됐습니다.

빛은 어떤 덧댐도 없기에 더 빛나듯 기도는 투명능력입니다.

지금 은혜의 보좌로 담대히 나감은 주님의 보혈에 적심이요,

제 모습 그대로를 받아주시는 주님의 크신 긍휼 까닭입니다.

 

태양이신 주님의 빛을 반사하며 궁창 위의 삶을 살겠습니다.

허투루 살지 않고 징조와 사시, 일자와 연한을 이루겠습니다.

집중과 몰입의 기도로 제 영혼을 씻기시고 온전케 하옵소서!

이 밤도 새로운 기도 언어를 배우며 하늘 길 걷게 하옵소서!

밤중기도로 어둠의 성채를 짓부수며 새벽을 끌어내겠습니다.

저의 낮은 부르짖음에 크게 응답하셔서 밤을 제게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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